칼국수에는 겉절이가 환상의 짝꿍!

한울 쉬즈미에서 판매하고 있는 겉절이
달래 같은 봄나물로 겉절이를 하기도 하고, 얼갈이배추나 상추 등도 빠지지 않는 겉절이 재료들입니다. 그렇지만 역시 겉절이 하면 뭐니뭐니해도 배추겉절이죠. 금방 버무려낸, 개운하고 깔끔한 배추겉절이 한 접시만 있으면 밥 한 그릇도 금세 뚝딱이니까요.
그렇다면 겉절이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닥터김블은 개인적으로 ‘칼국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야들야들하고 탄력 있는 칼국수 면발에 시원~한 국물, 여기에 겉절이까지 곁들여진다면..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할까요? ^^

통통한 바지락이 듬뿍 들어간 칼국수
인근에 위치한 어느 칼국수 전문점을 자주 가는데, 이곳은 칼국수도 맛있지만 딸려 나오는 겉절이가 맛있어서 가게 되는 것 같아요. 반찬이라고는 오직 겉절이 하나뿐인데도 말이지요.

언제나 추가해서 먹게 되곤 하는 겉절이
배추겉절이는, 칼로 썰기보다도 죽죽 찢어 먹어야 제맛이죠. 겉절이를 이렇게 한 입 크기로 찢어서 칼국수와 함께 먹으면! 부러울 것 없는 한 끼 식사입니다. ^^

칼국수와 겉절이를 함께~
급작스런 기온 변화로 입맛을 잃기 쉬운 요즘, 칼국수 맛나게 끓여서 겉절이와 함께 드셔보세요. 언제 그랬냐는 듯 달아났던 입맛이 돌아올 테니까요. ^^
맛의 달인, 김치를 이야기하다

얼마 전 100권째가 나온 일본의 장수 만화 ‘맛의 달인(원제: 美味しんぼ)’. 주인공인 ‘지로’와 ‘유우코’가 참다운 먹거리란 어떤 것인지를 추구해 가는 내용의 인기 만화입니다. 식재료와 조리법 등에 관한 정보도 요리연구가 수준이라, 요리에 관심 많으신 분들은 한번쯤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그런데 이 ‘맛의 달인’ 10권에 보면 김치 이야기가 있어요. 심지어 10권의 부제가 ‘김치의 정신’입니다. 표지에 나와 있는 사진 역시 김치 사진이구요. 과연 일본사람들의 눈에 비친 김치란 어떤 것일지, 잠깐 들여다 볼까요?
한국에서 오신 귀한 손님이 일본측의 대접 예절이나 호텔에서 내놓은 김치 등에 화내며 돌아가자, 주인공들은 우선 김치를 통해 해결책을 찾으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서 한국분이 운영하는 한국김치전문점에 찾아가지요. 그리고는 호텔에서 가져온 김치와, 가게에 있는 한국식 김치를 서로 비교해가며 시식합니다. 그런 후 내린 결론은-
“일본식 김치는 젓갈을 제대로 넣지 않아 간이 빈약하고,”
(우리 김치는 새우젓과 멸치젓 등을 비롯한 어패류를 듬뿍 넣은 반면)
“마늘, 소금, 고춧가루와 화학조미료만 넣어 맵기만 할 뿐이며,”
“일본 고춧가루를 쓴 탓에 훨씬 맵다”는군요.
한국고춧가루가 일본 것보다 부드러운 맛일뿐더러 향기도 있다고 이 만화에 나와 있답니다.
미식가이기도 한 주인공 지로는
“김치의 맛은 유산 발효된 야채의 맛과 어패류의 아미노산 맛이 합쳐진 것이죠.”
라며 우리 김치를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또 다른 주인공인 유우코도 “입 속이 얼얼한 느낌이 아니고 부드럽고 균형 있는 맛인 것 같아요.”라며 우리 김치의 손을 들어주지요.
한때 ‘기무치’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자랑스런 김치를 마치 자신들의 문화인 양 해외에 선전하려 했던 일본이 실패한 이유는, 김치의 참 맛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네요. 그러한 점을 ‘맛의 달인’ 주인공들이 지적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구요.
덧붙임)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것으로는 22권째가 “한국요리 시합”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요. 찌개나 갈비찜, 약식 등 우리의 전통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외에 겉절이 김치와 물김치 담그는 법도 소개되어 있는데, 특이하게도 겉절이에 ‘식초’와 ‘참기름’을 넣어 버무려 먹는 것이 이 김치의 특징이라고 나와 있네요.
김치가 맛있는 칼국수집 1탄 - 여의도 정우칼국수
뜨끈한 국물이 그리워지는 선선한 가을이 왔습니다. 국물요리, 국과 찌개부터 시작해서 많고 많은 요리들이 있지만 한 끼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면요리가 가을엔 제격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 중에서도 칼국수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그 어떤 면요리보다도 김치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요리이기 때문이지요.
칼국수 하면 당연히 김치가 생각나지만, 김치 중에서도 겉절이가 최고입니다. 부드러운 칼국수 면발에 곁들이는, 적당히 절여져 아삭하면서도 매콤하고 감칠맛나는 겉절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맛입니다.
앞으로 김치블로그는 김치가 맛있는 칼국수 집 몇 군데를 발굴해 소개하겠습니다. 오늘은 그 1탄으로 여의도에 있는 정우칼국수 집을 찾아가 볼까 합니다.
'서여의도'라고 부르는 국회의사당 쪽 여의도에 있는 정우 칼국수는 눈치를 보아하니 '정우빌딩'이라는 빌딩 이름 떄문에 정우 칼국수가 된 듯 합니다. 위치를 설명하기가 좀 애매하긴 한데요, 순복음 교회 건너편에 보면 렉싱턴 호텔이라고 있습니다. 옛날 맨해턴 호텔인데요 이 호텔 뒤쪽 길로 들어서서 렉싱턴 호텔을 등지고 왼쪽으로 가다가 처음 나오는 사거리 코너에 있는 건물인 정우빌딩 지하 1층에 있습니다.
여의도에 있는 많은 집들이 점심에 줄을 서서 기다리기는 합니다만 정우 칼국수는 다른 집보다 '줄이 좀 더 긴 집'이라고 설명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조금이라도 늦게 가면 20 - 30분 기다리는 건 예삿 일이지요.
칼국수와 보쌈이 주된 메뉴고 낮부터 보쌈에 소주를 즐겨 드시는 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만, 칼국수 집에서는 칼국수를 꼭 먹어야죠. 테이블에는 칼국수에 딱 어울리는 겉절이와 열무김치 그리고 특이하게도 잡곡 밥이 담겨 있는 그릇이 있습니다. 테이블에서 원하는 대로 먹으면 된다는 뜻이겠지요? 김치는 그렇다 치고 밥을 이렇게 마음대로 먹을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일단 기분이 좋았습니다.



김치를 접시에 덜어 내고 먼저 한 젓가락 집어 먹었습니다. 젓갈 맛이 그리 강하지도 않았고요, 적당히 매콤하고 짭짤해 칼국수와는 잘 어울리겠더군요. 그에 비하면 약간 물컹해진 열무김치는 좀 실망이었습니다. 열무 철이 지나서 인지 담은지 오래되서 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열무 김치가 좀 물렁물렁한 것들이 있었거든요.

이 집 칼국수는 사골칼국수입니다. 호박과 파가 넉넉하게 들어간 사골 국물에 칼국수 면발 그리고 고명으로 얹은 고기. 칼국수만 놓고 보면 소박하고 시골스럽다는 느낌이 듭니다. 맛은 어떨까요. 역시 세련된 맛은 아니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러운 면발이 술술 넘어가는 그런 느낌입니다. 짜게 드시는 분들에게는 좀 싱겁다는 평도 들을 수 있겠네요. 그럴 땐~ 뭐~ 바로 김치로 그 맛을 해결해 주면 됩니다. 물론 새콤한 양념장도 따라 오긴 합니다.

전체적으로 남자 분들에게는 살짝 양이 작다는 느낌도 들 것 같군요. 대신 사골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면 좋지요. 칼국수 한 그릇 가격은 5천원. 특별히 싸지도, 비싸지도 않은 평범한 가격이라 생각됩니다. 무엇보다도 칼국수에는 역시 (맛있는) 겉절이가 있어야 한다는 걸 재차 확인시켜준 그런 집이군요.
앞으로 계속해서 이어질 김치가 맛있는 칼국수 집 탐방~ 기대해 주셔도 좋습니다. ^^
식당 김치는 왜 두고 먹으면 안되나
참 편한 세상이다. 전화번호만 누르면 피자나 치킨 같은 대표적인 배달 음식은 물론 온갖 한식 요리까지 시켜 먹을 수 있다. 요즘 같은 장마철, 혹은 정말 꼼짝하기 싫은 날, 손가락으로 꾹꾹 번호를 누르기만 하면 원하는 음식 대부분을 시켜 먹을 수 있다.
시켜 먹는 음식 맛있을 수 없다는 건 다 알지만, 오늘은 게으름의 승리. 나갈 생각은 진작에 포기하고 사무실에 들어온 온갖 식당 메뉴판을 뒤적이다가 오늘의 메뉴로 족발과 보쌈을 골랐다. 꾹꾹꾹꾹 번호 누르는 소리에 뒤이어 신호 가는 소리, 곧이어 누군가 상냥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다. '어디 어딘데요 족발과 보쌈 주세요.' 발신자 확인이 되니 요즘은 굳이 전화번호 불러줄 필요도 없다. 서비스로 음료 드릴까요 소주 드릴까요라고 물어오니 기분도 그만. 당연히 내 선택은 소주다.
얼마 기다리지 않아 음식은 도착했다. 뭐 어차피 크게 기대한 것은 아니니 시켜 먹는 음식이 다 그렇지 하면서 소주를 곁들여 한 끼 저녁식사를 해결했다. 요즘 센스 있는 식당들은 배달할 때 비닐 봉지를 하나씩 준다. 다 먹고 그 봉지에 넣어 밖에 내 놓으라는 뜻이다. 장사가 좀 잘되는 집은 봉지에 자기 가게 이름도 떡 하니 적혀 있다.

어쨌든 봉지에 남은 음식을 넣으려고 보니 김치가 많이 남았다. 특별히 맛있는 김치는 아니고 요즘 식당 가면 다 주는 겉절이 김치다. 그냥 버릴까 하다가 아깝기도 해서 밀폐용기에 담아 사무실 냉장고에 넣었다. 하다 못해 라면이라도 먹는 날, 꺼내서 먹게 되겠지, 그런 생각을 했다. 남자들 대부분이 다 그렇겠지만, 처음에는 금새 꺼내 먹을 것처럼 하지만, 일단 넣어두면 잊어버린다. 그렇게 식당 김치는 우리 냉장고에서 열흘을 묵었다.
오랜만에 거한 술자리가 있던 다음 날, 나는 자연스레 라면을 찾게 됐다. 그러면서 생각난 것이 냉장고 안에 든 김치. 포장 김치를 1주에서 2주 정도 익히면 아주 맛있는 김치가 되길래, 당시 겉절이였던 식당 김치가 이제는 맛있게 익었으려니 생각하고 밀폐용기를 꺼냈다. 용기를 열자마자 밀려 나오는 매캐한 냄새. 어랏? 이게 도대체 무슨 냄새지?
혹시나 해서 김치를 한 쪽 집어 먹었는데 이건 도저히 김치라 할 수 없고 짠 맛도 아닌, 시큼한 맛도 아닌 괴상한 맛이 나는 것이었다.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서 그대로 음식물 쓰레기통 직행. 이상했다. 김치는 익히면 익힐수록 유산균이 활동하면서 맛있는데 왜 저 김치는 그러지 않았을까.
결국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서야 의문을 풀었다.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식당 김치는 겉절이다. 김치를 발효시키지 않고 양념을 묻혀 내오는 김치라는 뜻이다. 단순히 발효시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쉽게 말해 익히지 않고 내놓을 뿐만 아니라 일부 식당에서는 배추를 절이지도 않고 겉절이를 만드는 경우(혹은 그런 겉절이를 사오는 경우)도 흔하다고 한다.
세상에. 그럼 이건 김치가 아니다. 원래 김치는 '발효' 시킨 음식이고 사전에도 그렇게 나와 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발효시키지 않은 겉절이는 김치가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 배추를 절이지도 않았으니 당연히 유산균이 발생할 수 없는 법. 이건 김치가 아니다. 배추를 고추 양념에 묻힌 샐러드일 뿐이다. 자고로 몸에 좋은 유산균이 활동하면서 발효가 되어야 김치가 익는 법인데 발효될 유산균 자체가 없으니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겉절이는 상해버린 셈이다. 샐러드를 오래 놔두면 맛이 변하는 것처럼 절이지도 않은 겉절이는 그렇게 상해버리고 만 것이다.
그래서 식당 김치는, 아니 배추를 절이지도 않고 만든 일부 식당의 '배추 고추 양념 샐러드'(!)는 오래 놓고 먹을 수 없다. 물론 버리지 않고 먹을 수 있는 만큼 먹는 게 좋겠지만, 그렇다고 억지로 먹을 수도 없는 일. 다른 손님 식탁으로 재활용은 더더욱 안될 일 ^^. 역시 김치는 제대로 절여 담아야 진짜 김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