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에게 김치는 곧 삶이었다
오늘은 김치를 소재로 한 수필집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재일교포 2세인 이연순 씨가 지은 <김치 이야기>라는 수필집인데, 이연순 씨는 일본에서 50년 넘게 김치 사업을 하고 계신 분입니다. 2살 때 일본으로 건너가 결혼 직후 김치 사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를 비롯하여 김치와 일본, 김치와 재일교포에 관한 자전적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연순 씨가 김치 사업을 시작하게 된 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였다고 합니다. 전쟁이 갓 끝난 당시만 해도 김치는 조센즈케(朝鮮漬, 조선 장아찌)라고 불렸고, 한국인 말고는 김치를 입에 대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해요. 지금도 그렇지만 그 무렵의 일본인들은 마늘 냄새를 굉장히 싫어했다고 하는군요. 하물며 마늘에 젓갈까지 들어간 음식을 선호할 리 없었습니다. ‘조선’의 음식이라는 점도 편견에 한 몫을 했겠지만 말이지요.
이연순 씨는 500엔으로 김치 도매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500엔으로 담글 수 있는 김치의 양은 그리 많지 않았으며 일본인들이 싫어하는 마늘과 매운 맛을 빼고 담근 김치였습니다. 더군다나 이연순 씨는 고정된 판매 루트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장사를 시작했기 때문에 담근 김치를 들고는 무작정 찾아가 세일즈하는 방식으로 장사하게 됩니다.
물론 이유도 말하지 않고 무조건 필요 없다며 일언지하에 거절하는 가게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고약한 냄새’가 가장 큰 원인이었지요. 그래도 서서히 단골집은 늘어갔습니다. 교토의 유명한 장아찌 가게와 계약을 맺어 납품하게 되는 등 점차 김치 판매량이 증가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20년 만에 도매에서 소매로 방향을 전환하게 되고, 이름도 ‘조선 장아찌’에서 ‘김치’로 바꾸어 팔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김치 부띠끄’를 열어 아름답고 깔끔한 매장에서 “김치에게 예쁜 옷을 입혀 시집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이연순 씨는 “아무리 가난했던 시절에도 김치 없는 식탁은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민족의 식문화를 대표하는 음식, 그것은 김치입니다.”라고 말합니다. 비록 2살 때부터 일본에서 살게 되었어도 자신의 뿌리는 한국인이라는 것을 늘 잊지 않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자신의 뿌리이자 삶의 원동력은 바로 김치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1934년생이신 이연순 씨의 80여 년의 삶 중 김치는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 합니다. 이렇게, 김치는 이연순 씨에게 마치 ‘오래 입은 친숙한 옷’과 같습니다.
일본에서 김치가 한국인의 후진성을 상징하는 혐오식품이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이는 재일교포 1세들이 겪은 고난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일본에서 김치는 재일교포들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으며, 재일교포에 대한 차별과 편견의 대명사가 바로 김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김치는 이제 일본 사회에서 인기 있는 먹거리가 되었습니다. 이연순 씨는 이렇듯 김치가 걸어 온 길은 재일교포의 역사와 닮아 있다고 말합니다. “무엇 하나 의지할 것 없는 이국 땅에서 차별과 싸우며, 죽을 힘을 다해서 일하여 조금씩 기반을 쌓고, 가까스로 안정을 얻게 된 재일 코리언의 삶과 발걸음을 함께 한 것이 김치입니다”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지요.
주요 소재는 김치지만, 재일교포의 삶을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비록 같은 영토 안에서 서로 얼굴 마주하며 살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가 하나의 민족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해주는 것. 그것은 바로 문화이며 그 중에서도 음식에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김치는 어떻게 우리 몸에 좋을까?
유산균 덩어리인 김치에는 알게 모르게 여러 좋은 기능이 있습니다. 과연 김치에는 우리 몸에 좋은 어떤 효능이 있는지 한 번 살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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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가 익어가면서 발생하는 유산균은 김치의 새콤한 맛을 만들어 주면서 장 속에 있는 다른 유해균을 성장을 막아 줍니다. 앞서 소개한 '김치가 식중독을 이긴다' 기사에서도 설명했던 것처럼 식중독을 일으키는 병원균의 99%를 4시간 만에 죽게 만들 정도로 강력한 유산균이지요. 덕분에 김치 먹고 식중독 걸린 사람은 없답니다. ![]()
김치의 주 재료가 되는 배추는 섬유소 덩어리입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이 섬유소를 소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섬유소는 그대로 장까지 흘러가서 장이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도와줍니다. 장이 운동한다는 얘기는 튼튼해 진다는 뜻이지요. 섬유소와 함께 장 속에 있던 노폐물이 쓸려 나가므로 자연스럽게 장이 청소 됩니다. ![]()
우리가 즐겨 먹는 쌀밥이나 육류는 모두 산성 식품입니다. 그런데 우리 몸은 중성이므로 지나치게 산성화 되면 신진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집니다. 이럴 때 알칼리성 음식인 김치를 즐겨 드시면 산성에 노출된 몸을 중성으로 돌려 줍니다. ![]()
잘 익은 김치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동맥 경화를 예방합니다. 또한 비타민C, 베타 카로틴, 피놀릭 화합물, 클로로핌 등의 활성 성분이 산화 작용을 막아주므로 피부 노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김치의 재료인 배추와 마늘은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
김치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재료인 고춧가루에는 캡사이신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이 캡사이신은 위액이 잘 나오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음식물이 들어갈 때 위액이 잘 나오면 소화가 잘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게다가 마늘에 있는 스코지리닌은 소위 말하는 정력 보강 효과가 있고 생강에 포함된 진저롤은 혈액 순환을 좋게 한다는군요.
이렇게 놓고 보면 김치가 마치 만병통치약 같기도 합니다만, 김치를 한 두번 먹는다고 이런 효과가 당장 나오는 것은 아니겠지요. 예전 우리 선조들이 해왔던 것처럼 꾸준히 오래도록 김치를 먹다 보면 이런 성분들이 자연스레 몸을 건강하고 튼튼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자, 오늘 식사 시간엔 맛있는 김치 요리 어떠세요? ^^
소금과 김치 – 삼국 시대 이야기
우리 민족이 오늘날과 같은 김치를 만들어 먹은 것은 고추가 수입된 이후라 합니다. 그러나 김치의 근원이 된 채소 절임은 고조선 시대부터 만들어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고요, 이를 바탕으로 삼국 시대에는 소금을 사용해 장과 같은 발효 식품을 만들어 먹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삼국 시대는 벼 농사가 정착되고 귀족과 서민에 따라 식생활에 차이가 생기게 되고 자연스럽게 발효 식품과 저장 식품이 발달한 시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당시 역사를 기록한 고문서들에는 소금에 대한 얘기들이 종종 나오고, 그를 통해 우리는 김치의 근원이 되는 식품을 먹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측하는데요. 실제로 삼국지위지동이전에 '어염'이라는 표현이 나와 소금이 식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여집니다.
실제로 속리산 법주사에는 신라의 33대 왕인 성덕왕 시대에 설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김치독이 있어 통일신라 시대부터 김치가 그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이때까지 김치류라고 부를 수 있는 음식들은 소금에 절이는 형태, 요즘 표현으로 하면 장아찌식 음식이 대부분이었지요. 그런데 놀랍게도 통일신라시대에 국물 있는 김치를 만들어 먹었다는군요. 1996년 부산대학교 박사학위 논문인 '김치의 항산화 특성과 항산화 물질에 대한 연구(이영옥)'에 따르면 통일신라시대에 생강이나 귤피 같은 향신료가 사용되면서 나박김치나 동치미가 개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또 하나, 이 당시에 뚜껑 있는 토기들이 많이 발견되고 있는데 이것들이 발효 식품을 만드는데 사용되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당시 소금을 활용한 발효 식품과 김치의 초기 식품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뒷받침 하는군요. 삼국 시대의 김치라, 상상만 해도 참 궁금해 집니다. 그 맛과 모양이 어땠을지 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