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엔 김치를 뭐라고 불렀을까?
단군신화에도 채소가 나타날 정도로 일찍부터 채소를 먹기 시작했던 우리 민족. 사계절이 뚜렷한 까닭에 겨울철에도 채소를 보관할 방법을 찾아야만 했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소금에 절인 후 발효 시키는 방법을 알아냈을 터인데, 그럼 옛날에는 김치를 뭐라 불렀을까요?
삼국사기나 삼국유사 같은 책에 기록된 내용과 현실적으로 가능한 추측을 결합하면 ^^ 삼국시대 이전부터 김치(정확히 말하면 채소 절임 발효 식품)를 뭐라 불렀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당연히 우리 문자가 없던 시대에 기록된 내용이므로 '한자'로 되어 있겠지요.
김치의 모태가 되었던 이 당시 채소 절임 식품들은 요즘 말로 하면 장아찌 종류일 거라고 합니다. 삼국시대 이전에 먹었던 채소류에 대해서는 기록이 없지만 삼국시대에 접어들면 소금과 무, 가지, 박, 죽순 등의 채소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중국에서 발행된 '제민요술' 같은 책에 나옵니다.
특히 통일신라시대에 가면 소금과 채소로만 담그던 기존 방식과 달리 생강 같은 부재료를 사용해 특별한 맛을 냈을 뿐 더러 국물김치도 개발했다는 군요. 김치에 대해 쓰인 논문들에서 이런 내용들이 밝혀지고 있답니다.
채소와 김치 – 고조선 시대 이야기
단군신화에도 쑥과 마늘이라는 채소가 등장하는 것처럼, 우리 민족은 그 옛날 민족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던 시절부터 쌀과 같은 곡류와 함께 채소를 먹어 왔습니다. 단군신화가 수록된 삼국유사는 물론 삼국사기에서도 채소에 대한 얘기들이 군데 군데 나오는 것을 보면 이미 한반도 전 지역에서 골고루 채소를 먹고 있었음이 틀림 없겠지요.
그러나 사계절이 명확한 한반도에서 일년 내내 채소를 먹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채소가 자라지 않는 겨울에는 먹을 방법이 없지요. 더욱이 채소는 쌀이나 보리 같은 곡물과 달라 오랫동안 저장할 수도 없고 말려 먹기도 영 이상합니다.
아마 이런 문제로 고민하던 우리 조상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든 소금에 절이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이렇게 저장한 채소가 오래 보관할 수 있으며 독특한 맛과 향이 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사실 소금으로 절이는 것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다른 문화권에서도 사용하는 일인 지라, 어쩌면 신의 선물인지도 모르겠네요. 청동기 문화에 해당하던 고조선 시대부터 소금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고 삼국이 건국을 준비하던 무렵에 소금은 화폐처럼 중요한 상품임을 알려주는 기록이 있으니 – 유명한 드라마 주몽에서도 소금을 가지고 싸우는 장면을 보신 기억이 있지요? ^^ - 소금으로 채소를 절이는 방법은 그 때부터 널리 사용되었을 것입니다.
결국 김치의 원조가 되는 절인 채소들을 그 때부터 먹기 시작했다는 얘기니까, 김치의 역사는 짧게 잡아도 2천 년은 된 셈이지요. 부족국가시대부터 전해 온 김치는 그야 말로 우리 문화의 귀중한 유산이자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역사적인 존재입니다.
요즘 야채라는 말 대신 채소라는 말을 쓰자는 얘기가 많이 들립니다. 방송에서도 야채라는 말 대신 채소라는 말로 고쳐 쓰는 모습이 많이 보일 정도지요. 실제로 말하는 사람은 야채라고 하는데 자막은 채소라고 나옵니다.
야채라는 말 대신 채소라는 말을 쓰자는 이유는 야채가 일본식 한자말이라는 주장 때문입니다. 안 그래도 일본말의 흔적이 군데 군데 남아 있는 우리에게 일본식 한자말을 쓰지 말자는 주장은 너무나도 옳은 얘기지요.
그런데 국립국어원(www.korean.go.kr)의 주장은 조금 다르네요. 국립국어원의 묻고 답하기 게시판에 많은 사람들이 채소와 야채의 차이점에 대해 질문했는데, 그곳에는 이렇게 답변이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굳이 채소와 야채를 구분해 쓸 필요는 없다는 얘기네요. 하지만 일단 야채 대신 채소를 쓰기 시작하니 채소라는 말이 훨씬 정감이 가는데 참 사람의 기분이란 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치는 왜 김치일까요?

예전에는 김치를 '지'라고 불렀답니다. 고려시대 이규보의 '둥국이상국집'에는 김치 담그는 일을 감지라고 했고 1600년대 말엽의 요리서인 '주방문'에서는 김치를 '지히'라고 불렀다는 군요. 지히는 한자로 쓰면 침채(沈菜)입니다. 채소를 소금에 절였다는 뜻이라는 군요. 이 한자어가 중국에 없는 것으로 보아 우리 선조들이 만들어 낸 낱말인 듯싶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침채는 팀재로, 다시 딤채로 변했고 우리 말의 구개음화 현상에 의해 딤채가 짐채로 변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짐채는 김채로 변했고 이 말이 김치로 변하면서 오늘 날 '김치'가 된 것이지요.
김치, 그 오랜 역사만큼 이름의 변화도 참 다양했네요. 이름과 함께 종류와 맛도 다양해 진데다가 훌륭한 문화로 성장했습니다. 이러한 김치 문화, 이젠 세계에 내놓아도 아깝지 않은 한민족의 자산입니다.







